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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 4년] ‘후견’이라는 이름으로 재산 빼돌리는 친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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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적협 작성일17-07-18 14:19 조회1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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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 4년] ‘후견’이라는 이름으로 재산 빼돌리는 친족들
 

작년 성년후견 청구건수 2230건 2년새 2배… 재산을 둘러싼 후견인 횡령 사건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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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교통사고를 당해 사지가 마비된 A씨. 법원은 2014년 그의 후견인으로 형을 선임했다. 그런데 형은 동생의 보험금을 빼내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고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기를 했다. 제주지법 가사1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형을 지난해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 2월 횡령 혐의로 형을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이 직접 나서 성년후견인을 고발한 첫 사례다. 

 

지적장애가 있던 B씨의 한정후견인도 형이었다. 형은 보험금은 물론 B씨 건물로 임대계약을 한 뒤 전세보증금까지 챙겼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형도 B씨의 돈을 시시때때로 노렸다. 아내가 B씨 정신에 문제가 없다며 후견을 종료해달라고 청구했으나, 법원은 아내 역시 못 미더웠다. 법원은 결국 직권으로 후견인 형의 권한을 중지하고, 변호사를 후견인으로 정했다.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형을 상대로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를 검토 중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년후견 청구 건수가 늘어나면서 재산을 둘러싼 후견인의 횡령ㆍ배임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7월 도입된 성년후견제는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을 대신해 후견인이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를 하는 제도다. 개인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빼앗는 금치산ㆍ한정치산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성년후견 청구 건수는 지난해에만 2230건에 달한다. 2년 전인 2014년(1046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후견인이 재산을 빼돌릴 위험에 대비해 법원의 감독 망도 한층 촘촘해졌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성년후견 감독 사건 수는 5495건에 달한다. 감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4년(832건)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났다. 후견감독이란 법원이 1년 혹은 3∼6개월에 한 번씩 후견사무보고서를 받아 검토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고발 등 후속 조치를 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후견인을 선정했을 때부터 사건이 끝날 때까지 이뤄진다. 

 

감독 도중 문제를 발견하면 법원은 행동에 나선다. 후견인을 불러 경고ㆍ주의 조치를 주거나 믿을만한 다른 후견인으로 바꾼다. B씨의 경우처럼 후견인이 돈을 빼가는 등의 이유로 법원이 중간에 후견인을 변경한 사건 수만 지난해 164건에 이른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가를 후견 감독인으로 선임해 조사한다. 돈을 되찾기 위한 민사소송이나 형사 고발에 나서기도 한다. 

후견을 받는 당사자 주변인들에 대한 감독도 날카로워졌다. 후견인이 법원 허가를 받아 돈을 빼돌린 가족들을 형사 고소한 사례도 있다. 법원은 80대 여성 C씨에 대한 성년후견을 개시하며, 후견인으로 한 변호사를 정했다. 이 변호사는 C씨의 정신 감정을 실시하는 동안 조카와 그의 남편이 계좌에서 수억 원을 빼간 사실을 발견하고 이들을 고소했다. 가져간 돈을 되돌려달라고 했으나, 내놓지 않자 법적 절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성년후견 사건을 법원이 홀로 관리ㆍ감독하기는 쉽지 않다. 최대한 후견인과 주변인을 감독해 문제를 발견하면 즉시 조치하려 애쓰지만, 인력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올해 담당 재판부를 3곳으로 늘리고 ‘성년후견센터’를 설립해 인력을 보충했지만, 증가한 사건 수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지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결국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나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서 투자해 공공후견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법원은 심층적인 사건을 밀착 감독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후견 지원제도는 국고로 후견인 보수를 지원해주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관리ㆍ감독하는 것이다. 가사 전문 법관인 김성우 부장판사도 공공후견인 제도 확대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감독 이전에 후견인이나 주변 가족이 돈을 빼돌릴 수 없는 장치를 고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후견인의 재산을 은행에 묶어 두는 ‘신탁 계약’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월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받고 가족 간 재산 싸움에 휘말릴 위험도 사라진다.

일본의 경우 최근 신탁계약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지난 1월 성년후견 사건에서 신탁계약을 이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이현곤 변호사는 “후견인은 기본적으로 당사자의 보호자로 존중받아야 한다”라며 “지원과 감독이 같이 가지 않으면 성년후견제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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